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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장의 현대차, 새과제는 "품질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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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65회 작성일 24-03-0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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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최고 실적을 내며 판매량 4위를 차지했지만, 리콜 명령 횟수도 상위권에 올랐다. 2022년 북미 자동차 그룹 중 리콜 횟수 전체 2위에 오른 데 이어 지난해에도 3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 규모가 더 큰 토요타·제너럴모터스(GM)보다 리콜 횟수가 1.6~3배 많았다. 지난달에도 미 교통당국이 제네시스의 엔진에 화재 위험이 있다며 9만대의 리콜 명령을 내려, 현대차그룹의 ‘품질 문제’에 다시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3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리콜 명령 횟수는 총 41회로, 573만8757대(동일차종 중복 리콜 누적)가 리콜 대상으로 집계됐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전기시스템 결함이 6회로 가장 많았으며, 차체구조·유압식 브레이크·파워트레인·가솔린 연료시스템·에어백 결함이 각 4회 등으로 나타났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리콜 명령을 가장 많이 받은 자동차 회사는 포드(58회, 대상 차량 615만2738대)였고, 스텔란티스(45회, 273만2398대)가 뒤를 이었다. 포드와 스텔란티스는 각각 파워트레인(9회)과 전기시스템(13회) 문제가 많았다.

토요타 리콜 1회일 때 현대차·기아 3회

차량 판매 상위 그룹과 비교해보면 어떨까.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에서 165만2821대의 완성차를 판매해 4위에 올랐다. 판매량 1위 GM(259만4698대)의 지난해 리콜 횟수는 25회, 2위 토요타(224만8477대)는 14회에 그쳐 현대차(41회)보다 적었다. 토요타 차주가 차를 한번 고칠 때 현대차·기아의 차주는 세 번 고쳐야 하는 셈이다.

최근 5년 기준으로도 현대차·기아의 리콜 횟수는 평균 33회로, 토요타(12.8회)·GM(31.8회)보다 많았다. 이 기간동안 현대차·기아의 결함 원인은 전기시스템→유압식브레이크 순으로 많았고, GM과 토요타는 에어백→전기시스템 순으로 나타났다. 전기시스템은 엔진·변속기 등 다양한 차량장치를 제어하는데 필요한 핵심 시스템이다.

현대차그룹 차량 리콜이 2022년 미국에서 급증한 이유도 그 일종인 전자제어유압장치(HECU)에 화재위험이 지적됐기 때문이다. HECU는 잠김방지제동장치(ABS)·차체자세제어장치(ESC)·구동력제어장치(TCS) 등을 통합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데, 문제가 생길 경우 차량 제동이 안 돼 위험해진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최근 전자제어장치(ECU) 등에 대한 리콜이 많은데, 과거보다 차량의 전자 계통이 복잡해졌고 제조사가 새로운 기술·부품, 소프트웨어(SW)를 접목한 신차가 늘어난 영향이 있다”며 “전동화가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본다”고 말했다. 차량 시스템 지능화로 전기시스템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현대차·기아가 품질 경쟁력을 높이려면  이 분야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지난달 29일 현대차그룹의 성장스토리에 주목하면서도 “미국에서 2020년 현대차·기아를 타깃으로 한 차량 절도가 유행하며 도난문제가 급증했고, 화재위험이 있는 차량 330만대를 리콜하는 등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짚기도 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2019년 131회→2023년 213회…국내 결함도 증가

한국교통안전공단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국내에서도 49회의 리콜과 164건의 무상수리(무상점검)를 진행했다. 국내법은 차량이 안전기준에 부적합하거나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경우 리콜을, 안전문제가 아닌 경우 자동차 제조사가 자체 무상수리를 하도록 한다. 리콜 진행에 대한 내용은 제조사가 국토교통부에 의무 보고해야 하지만, 무상수리는 그렇지 않아 강제성이 낮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현대차·기아의 결함 건수는 증가 추세다. 2019년 국내에서 리콜·무상수리는 합산 131회였지만, 지난해엔 213회로 치솟았다. 5년간 리콜·무상수리 규모(동일차종 중복 누적)는 각각 724만3359대, 1049만2750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품질 문제가 없는 게 가장 좋겠지만, 리콜이나 무상 수리는 제조사가 소비자의 안전·편의를 위해 적극적으로 취하는 액션이므로, 부정적으로 볼 일만은 아니다”라고 했다.

국내 기준이 느슨한 탓에 미국에선 리콜 명령을 받았던 사안을 국내에선 무상수리로 진행하기도 한다. 지난해 8월 미 NHTSA는 기아 쏘렌토의 ‘후방 카메라 불량’에 대해 14만4979대의 리콜 명령을 했는데, 기아는 국내에서 지난해 12월 11만9970대에 대한 무상수리 공지만 했다. 제조사가 ‘안전문제’가 아닌 제품의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편의장치 및 소모품 결함’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상점검은 제조사가 판단하므로 자율성 있고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두 제도 모두 소비자가 받게 되는 조치는 비슷하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미국에서 리콜 명령을 받은 차종을 직수입한 경우엔 국내에서도 리콜 대상”이라며 “다만 (현대차·기아의 경우) 같은 차종이어도 출시 국가의 도로 여건이나 문화에 따라 리콜 규정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또 생산라인과 부품이 다른 경우가 있다”라고 말했다.

차준홍 기자정의선 “품질”…27년 ‘GM맨’ 모셔오기도

북미에서 상승세를 탄 현대차그룹도 ‘품질 향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초 신년회에서 “품질은 타협이 있을 수 없다”고 콕 찝어 개선을 주문했다. 지난해 12월 임원 인사에선 브라이언 라토프 글로벌 최고안전 및 품질책임자(GCSQO)를 부사장→사장으로 승진 보임해 힘을 실어줬다. GM에서 27년간 일한 라토프 사장은 대규모 리콜 사태 등을 수습한 차량 안전 전문가로, 2019년 현대차그룹에 합류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자동차 산업이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았는데, 현대차그룹이 ‘선택과 집중’을 하기보단 고급차·전기차·하이브리드 등 여러 분야를 한꺼번에 다 잘하려다 보니 품질 문제가 늘어나는 것”이라며 “전문성 있는 인력이 부족하고, 부품업체 등도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리콜 명령이 떨어지면 자동차 제조사가 원인을 끝까지 확인하고 결함에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데 국내에선 제조사가 자율적으로 무상수리를하다 보니 문제를 뿌리 뽑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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