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기자재 품질 관리, 선택이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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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스리랑카에서 열린 ‘세계품질분임조대회(ICQCC)’는 약 2000명의 품질 전문가가 참석한 국제 행사로, 나는 ‘한국의 미라클 품질: 경제 성공의 비결’이라는 주제로 개회식 기조연설을 맡았다.
“미라클 품질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개회식 전날 연구 세미나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나는 새마을운동의 자립정신과 1964년 시작된 ‘전화(電化) 사업’을 강조했다. 전국 가구의 90%에 전기를 공급하며 산업 발전의 기초가 된 전력 인프라는 한국이 수출 중심 경제로 전환할 수 있었던 중요한 원동력이었다.
2024년 현재 한국의 전력 시스템은 안정적이고 효율적이다. 그러나 에너지 소비 패턴의 변화와 기술 경쟁이 심화하면서 전력 기자재 품질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전력 흐름의 모든 단계에서 기자재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품질 관리는 이제 단순한 관리 차원을 넘어 전력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왜 그런가.
먼저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 품질 관리가 핵심이다. 전력 기자재 품질이 떨어지면 고장이 발생해 정전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공장 가동 중단, 데이터센터 장애 등 산업 전반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따라서 체계적인 품질 관리는 현재뿐 아니라 미래의 도전에 대비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도 품질 관리가 필요하다. 전력 기자재의 결함은 단순히 성능 문제를 넘어 화재와 같은 중대한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전력은 과거 산불과 감전 사고로 막대한 피해를 경험한 바 있다. 이처럼 고품질 기자재는 사고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며, 더 나아가 안전한 에너지 환경을 조성해 국민에게 신뢰를 제공한다.
엄격한 품질 관리는 또한 경제적 효율성을 높여준다. 품질 관리가 미흡하면 전력 기자재의 유지·보수 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결국 전력 소비자에게도 부담을 전가한다. 반면 고품질 기자재는 유지·보수 빈도를 줄이며 시스템 효율성을 높인다. 초기 비용은 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제의 안정성을 강화하고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
결론적으로 전력 기자재 품질 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안정적 전력 공급, 안전한 에너지 환경,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세 가지 목표는 품질 관리 없이는 달성하기 어렵다. 제조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품질 개선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한전 시스템의 경쟁력을 지속해서 강화하고, 국민과 산업 모두에게 신뢰받는 에너지 인프라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신완선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8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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